나란 사람이 원래 넉살 좋고 여유가 내 생활의 8할 이상인지라 여행 또한 당연히 느긋하니 생각없이 구름이 하늘에 흘러가듯이 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것을 방해받고 싶어하는 성격이 아니기에 누구랑 같이 가기 보다는 혼자 즐기는 편이다. 근데 요번엔 정말 큰일 나지 싶었다. 생각해보니 여태 뭐 한게 없다. 마지막 날인데 큰일이다 싶어 각오를 단디하고 오늘 다 끝내기로 결정. 까사바트요에 우선 갔다. 입장료가 14유로나해서 진짜 이건 너무 비싸다. 아오 가야하나 싶었는데 가고 나니 왜 진작 안왔을까 싶었다. 까사밀라는 진짜 밥이다. 이게 진정한 가우디의 간지 건축물인듯. 으아 디테일 쩔고 끝내준다. 마스터피스 오브 마스터피스.
그리곤 성가족성당이라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갔다. 이게 바르셀로나 여행 책자 같은 곳에 1면에 있는 그런 간지 건축인데 가우디가 첫 삽을 떠서 지금 현대인에게 그 삽을 물러줘 140여년동안 계속 열라 공사중이다. 역시나 이 장소가 제일 인기있어서인지 1시간이나 기다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와 진짜 이 맛에 올라오는 건가 싶었다. 바르셀로나 시티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우오 멋지다 멋지다만 연신 말했다. 주위에 있던 일본여자분은 스고이 스고이 했고. 그리고 계단은 나사형인데 코어 부분을 찍으면 꼭 암모나이트 같은 느낌의 등비수열 나부랭이 이런거 생각나면서 수학적으로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의 모양이 나온다. 혼자 온 투어리스트가 많아서 사진을 서로 찍어주는 일이 많은데 아 진짜 저 사진은 뭐냐능!!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뒤로하고 산파우병원에 갔다. 유서 깊은 병원이고 뭐 쩐다해서 왔는데 병원치곤 쩔긴 쩌는데 좀 전에 간지끝판왕을 보고 와서 그런지 감흥이 별로였당. 그리곤 근처에서 서울정이라는 음식점을 봤었는데 아 내가 여길 들어갔어야했다.
그리곤 구엘공원이라는 곳을 버스로 갔다. 스페인 버스도 뭐 한국버스랑 크게 다른 건 없는 듯. 와 이건 뭐 공원이 간지 쩌네. 뭐든지 가우디가 만들면 확실히 으아으아 이건 쩐다.
자세히 체크를 했어야 했는데 크게크게 전경만 보고 온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구엘 공원의 상징이라는 도마뱀도 봤으니 뭐 난 다 본거지 히히. 그리곤 진짜 배가 너무 고파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바가지쓰고 완전 음식 최악. 진짜 여기 오기전에 한국음식점을 갔어야 했다. 으익. 그리곤 다른 분들과 분수쇼를 보기로 한 시간이 되어 에스파냐 광장에 갔다. 이미 분수쇼는 시작되었고 좋은 음악과 멋진 분수가 오늘 하루 힘들었던 여정을 마무리하게 해주었다.
분수쇼를 뒤로 하고 몬주익이라는 산에 올라가 야경을 보기로 했다. 바르셀로나 항구부터 해서 시내 전경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아 좋다. 이런 야경은 아마 처음이지. 산을 내려갈 때는 꼬마열차를 탔는데 저건 비스듬하게 제작되어 내리막을 슝하고 내려간다. 다시 시내로 온 우리는 마지막으로 플라멩고 공연을 봤다. 아 역시 스크린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저런 공연보면 침 흘리고 본다는... 아 너무 좋다 플라밍고. 원래는 2시간짜리 라는데 너무 지겨울 것 같아서 우리는 30분짜리 짧막한 것으로 보았다. 근데 너무 아쉽다. 나는 2시간짜리 다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굿굿 플라밍고. 박영규 닮은 아저씨 무한 리스펙!